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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대부3 감상 후기, 영화와 크게 관련 없는 이야기

나는 가끔 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찾아 본다. 대부분 홍콩영화다. 뚜렷한 이유는 없다. 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도 있다. 소수를 차지하는 서양영화에 새롭게 등장한 작품이 있다. 바로 대부이다. 


1편과 2편은 올해 초에 보았는데, 3편은 이제서야 보았다. 3편이 1편과 2편보다 상대적으로 재미없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읽은 적 있다. 그 글을 보았지만, 그 당시 난 3편을 꼭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글의 위력인가? 나는 한동안 대부3을 보지 않았다. 결국 무언가 할 일이 없는 것은 느낌이 들고(실제로는 일이 많지만...), 마음이 허전한 날에 대부3를 보게 되었다.


재미? 솔직히 난 영화를 재미로 보지 않는다.

재미있으면 좋다. 그렇지만 재미가 목적이 아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영화를 볼까?

내게 영감과 감정을 주기 때문에 본다.

아무리 재미없어도 나의 생각을 자극했다면 만족한다.



사람들이 대부3을 재미 없어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1편과 2편에서는 주인공이 멋지게 복수도 하고 잘 나갔다.

그에 반에 3편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스포 있음>


3편에서는 마이클은 쓸쓸하고 초라하게 인생을 마무리한다.

마이클이 사람들에게 나쁜놈이기만, 했다면 그런 마무리 장면을 보았을 때 통쾌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이클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쩔 수 없이 나쁜 일도 저질렀고, 원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으며 마이클을 좋아했을 것이다.

그런 마이클이 별다른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사람들 생각) 그렇게 초라하고 허무하게 가다니 씁쓸해 하는 것 같다.

나도 조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도 한다.

마이클은 나쁜 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놈도 아니다.

가족애가 있으면 좋은 놈인가?

어떤 짓을 했던 이유가 있으면 좋은 놈인가?

수많은 범죄자 또는 나쁜 사람들 중에는 가족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쁜 놈이었기 때문에 그런 초라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는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갔고, 흐르는 도중에 서서히 빠져 죽었을 뿐이다.

강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남들보다 더 빨리 목적지에 갈 수 있었고,

남들보다 더 편하게 목적지에 갈 수 있었다.


빠져 죽기 이전에 강물에서 빠져나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기 이전에 노쇠하여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마이클은 처음에 아버지에 대한 복수, 가족을 지키기 등을 위해 이쪽 세계로 들어온다.

뭔가 정의롭고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은가?


절대 그렇지 않다.

비토 클레오네가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이 위험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비토와 가족 그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복수를 하면 복수 당한 사람들의 가족은

또다시 정의롭고 합리적인 생각 하에 복수를 다짐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너라면 가족이 위험에 처했는데 가만히 있을 것인가?"

맞다. 나도 그런 경우가 되면 마이클처럼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허나, 내게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싶다.

나는 대부3을 보았다.

대부3을 보고 가족애에 대해 생각을 했다.

지나친 가족애는 또 다른 화를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을 했다.

'현재 나는 어떤 강물에 휩쓸려 있는 상태는 아닌가?'

등등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정도를 지나친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화가 엄습한다.

화는 주변에서 오지 않는다.

내 안에서 나온다.


가족애든 사랑이든 일이든 정도를 지켜야 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여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야 한다.


마이클은 정도를 몰랐다.

현재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는 것은 지나쳤다는 뜻이다.

기존의 것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합법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싶다는 것은 과한 욕심이다.


정도를 아는 사람이었으면

그쪽 세계에서 은퇴하고

자기가 불법적으로 번 재물은 포기하고,


맨손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비열하게 번 돈을 세탁하면 그만인가?

아무리 세탁해도 남을 속일 수 있을지언정 자신을 속일 수 없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편안하거나 명예롭게 살고 싶은 욕심을 버렸어야 했다.

길면서 짧은 것은 없는데,

간혹 길면서 짧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